전세사기 피해자 5편 : 경찰 고소인 진술 조사 대응


1. 고소장 접수 과정과 경찰 조사실 압박감

경찰서에 고소장을 제출한다고 해서 수사기관이 이를 조건 없이 모두 받아주는 것은 아닙니다. 고소장을 들고 방문하면 현장에서 수사관과의 1차 면담으로 바로 이어집니다. 이 면담은 제출된 고소장의 내용이 실제로 형사법(형법)을 적용하여 처벌할 수 있는 사안인지 아닌지를 확인하고 검토하는 엄격한 과정입니다. 만약 사기죄의 성립 요건이 부족하거나 단순한 계약 불이행으로 판단되면, 수사관은 "형사 고소는 어려우니 민사 소송으로 진행하시는 게 어떻겠냐"라며 접수를 반려하거나 회유하기도 합니다. 본인은 가해자들의 사기죄 및 사문서 위조 혐의를 입증할 명확한 증거 서류들을 면담 테이블에 차례로 내밀며 논리적으로 설명을 이어갔고, 그제야 고소장이 정식으로 수리되어 사건번호를 부여받을 수 있었습니다.

고소장이 정식으로 접수되면 담당 수사관이 지정되고, 사건의 구체적인 경위를 파악하기 위해 고소인을 가장 먼저 호출하는 '고소인 조사'일정이 잡힙니다. 본인은 고소장 접수 후 약 한 달이 지난 어느 날 경찰서로부터 첫 고소인 진술조사를 하러 오라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약속된 날짜에 맞춰 태어나서 처음으로 경찰 조사실이라는 공간에 발을 들였을 때, 그 특유의 무겁고 낯선 분위기 때문에 온몸이 경직되고 강한 압박감이 밀려왔습니다. 죄를 지은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 신분임에도 공간이 주는 심리적 위축은 상당했습니다. 그러나 이 글을 읽는 피해자 여러분은 절대로 두려워하거나 기죽지 마시고 당당하게 임하시기를 바랍니다. 우리는 권리를 찾기 위해 떳떳하게 서 있는 유일한 주체입니다.


경찰서 진술조사 때의 모습 반실사화
경찰서 진술조사 때의 모습 이미지 반실사화

2. 경찰 고소인 진술 조사 시 주의 사항 및 소통 방법

고소인 조사는 내가 제출한 고소장 본문 내용을 바탕으로 수사관과 일문일답을 주고받는 형태로 진행됩니다. 이때 수사관의 질문에 정확하게 답변하는 것이 핵심이며, 본인이 겪은 실전 노하우와 주의 사항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수사관의 질문에 잘 보이고 싶거나 확실하지 않은 기억을 억지로 짜내어 어설프게 답변했다가, 추후 피고소인(가해자)들의 진술과 대조되는 과정에서 모순이 발생하면 오히려 고소인의 진술 신뢰도가 떨어지는 최악의 결과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기억이 나지 않는 부분은 "정확히 기억나지 않습니다" 또는 "확인 후 서면으로 제출하겠습니다"라고 명확히 선을 그어야 안전합니다.

둘째, 감정을 다스리고 철저하게 객관적인 팩트 위주로 진술해야 합니다. 사기를 당한 억울함 때문에 조사 도중 자신도 모르게 분노가 치밀어 올라 과한 감정 표현이나 욕설, 횡설수설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누구나 그럴 수 있는 심정이지만, 수사관에게 법적 범죄 사실을 각인시키기 위해서는 차분하고 냉정하게 진술을 이어가야 합니다. 본인은 조사에 임하기 전, 내 사건에서 나에게 법적으로 유리한 점과 불리한 점이 무엇인지 면밀히 분석하고 어떤 단어를 사용해 진술할지 미리 연습을 거듭했습니다. 그 덕분에 불법 위조 서류와 가해자들의 사기 정황을 꼼꼼하게 전달할 수 있었습니다.

셋째, 질문의 본질을 파악하고 답변해야 합니다. 수사관이 무엇을 묻고 있는지 끝까지 경청해야 합니다. 질문의 핵심을 파악해야만 그에 맞는 명확한 답변을 내놓을 수 있습니다. 긴장감 때문에 수사관의 의도와 다른 엉뚱한 대답을 늘어놓으면 조사가 길어지고 본질이 흐려집니다.

3. 고소인 조사 전 필수 체크리스트 및 대응 요령

경찰 조사실에 들어가기 전, 실수 없이 완벽한 진술을 마치기 위해 반드시 준비해야 할 핵심 요령들을 표로 요약했습니다.

 조사 단계

    핵심 대응 항목

         세부 실행 지침 및 실전 팁

        비고(주의 사항)

  조사 전

 진술 메모지 작성

사건 내용과 반드시 진술해야 할 핵심 단어를 A4 용지나 메모지에 미리 적어 지참 

 긴장으로 인한 기억 왜곡 및 진술 누락 방지

  조사 중

경청 후 답변 

 수사관의 질문 의도를 정확히 파악한 후, 육하원칙에 의거해 답변

감정적 호소나 과장된 표현 절대 금지 

  조사 중

단호한 대답 원칙 

확실한 사실만 답변하고, 애매하거나 기억나지 않는 부분은 무조건 모른다고 소명 

추측성 답변은 가해자에게 유리하게 작용함 

  조사 후

조사 조서 정밀 검토 

출력된 고소인 진술 조서를 글자 하나하나 꼼꼼히 읽으며 내가 말한 취지와 일치하는지 확인 

오기재된 내용 발견 시 수사관에게 수정 요구 후 날인 

4. 진술조서(문서) 최종 확인의 중요성과 향후 절차

경찰관이 조사하고 기록하는 과정은 단순히 나의 억울함을 증명하는 자리가 아니라, 가해자들의 구체적인 "범죄 사실을 법적으로 입증" 하기 위한 정교한 문서 작업의 자리임을 명심해야 합니다. 본인의 경우 첫 고소인 조사를 마치는데 약 2시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되었습니다. 모든 진술이 끝나면 수사관은 자신이 컴퓨터로 타이핑하여 기록한 컴퓨터 출력물인 '진술조서'를 건네주며, 쭉 읽어보고 본인이 말한 내용이 맞으면 지장을 찍거나 서명하라고 요청합니다.

긴 시간 조사를 받고 나면 정신적으로 극도 피로해져서 문서의 글자들이 눈과 머리에 잘 들어오지 않는 것이 사실입니다. 대충 읽고 빨리 끝내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해지지만, 이 조서는 향후 검사와 판사가 재판에서 읽게 될 가장 강력한 법적 증거 문서이므로 반드시 눈에 불을 켜고 철저하게 읽어보셔야 합니다. 본인이 집에서 적어갔던 메모장의 핵심 내용들(사기 정황, 사문서 위조 사실 등)이 조서에 왜곡 없이 정확하게 반영되어 있는지, 혹시 내가 말한 의도와 다르게 뉘앙스가 바뀌어 적힌 문장은 없는지 끝까지 확인한 후에 최종 사인을 하셔야 합니다.

고소인(본인) 조사가 무사히 끝나고 나면, 수사기관은 고소장과 조서를 바탕으로 피고소인(전 임대인, 공인중개사 등)들을 차례대로 소환하여 피의자 심문을 진행하게 됩니다. 가해자들의 진술을 듣고 대조하는 이 단계는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휠씬 더 지루하고 긴 시간이 소요됩니다. 다음 6편에서는 법적 절차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마주하게 된, 황당하지만 경찰 고소에서는 너무나도 빈번하게 일어나는 현실적인 이야기를 생생하게 들려드리겠습니다. 절망의 끝에서 용기를 잃지 마시고 법의 정의를 믿고 꿋꿋하게 버텨내시기를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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